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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세미티 야간등반
    Journal 2010. 6. 22. 13:08

    Yosemite Night Hike

    2010/06/18~06/20

    요새미티 하면 숙제와 같이 느껴지는게 하나 있다. 바로 요새미티의 상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Halfdome 등반이다. 요새미티에서 높은 봉우리중 하나이기도 하지만 위험성도 있기 때문에 더 그럴지도 모르겠다. 몇년전에 추락사가 있어서 그 이후 시스템이 바뀌었다. 하루 400명만 올라갈수 있도록 Permit을 발부 해서 하루 Halfdome을 오를수 있는 인원수를 제한하기 시작했다.

    불행인지(?) 우리 일행은 Permit을 받지 못하였다. 하지만 같이  등반하신 리장님의 야심찬 계획은 바로 레인저들이 등장하는 시간 7시 이전에 그곳에 등반을 하는것이었다.

    목표는 일단 다음과 같다.

    1. Halfdome 등반.
    2. Halfdome에서 해돋이 감상 및 촬영

    이를 하기 위해 대략 10마일, 4000피트를 오를려면 오밤중부터 걷기 시작해야 한다고 한다.
    그래서 야간 등반을 감행하기로 했다.

    다행이 반달이 떠 있는 때여서 아주 어둡지는 않을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여행은 늘 우리의 생각되로 되지 않는법이다.

    1. 일단 10시쯤부터 시작하려고 했던 등반은 금요일 오후 길이 막히는 바람에 무산되었다.
        요새미티에 도착했을땐 이미 새벽 12시였다.
    2. 반달은 반달인데 달은 전혀 다른곳에 떠서 하이킹 트레일은 별빛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밤새 여기 저기서 메아리처 들리는 물소리를 들으며 Headlamp에 의지해서 밤 산행을 하고야 말았다.

    코스는 대략 두군데가 있다. Mist trail과 John Muir Trail. Mist trail은 Vernal fall을 통해서 가는 길인데 대략 3마일을 줄일수 있는 지름길이다. 대신 그만큼 경사가 심하고 위험하다. 밤에 오르기에는 부적합하다고 생각해서 돌아서 가는 John Muir trail을 택했다.

    우리는 Curry Village에 도착해서 음식을 Bear proof Container에 집어 넣고 채비를 하고 걷기 시작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밤길. 무작정 계속 오르막길을 걷는데 하늘의 별들만이 우리를 반겨줄 뿐이다. 나는 제일 일행중 제일 젊고, 걸음이 빠른덕에 의도하지 않게 선두에 서게 되었다. 문득 문득 사슴이 나왔는데 다행히 곰은 안 튀어 나왔다.

    쉬엄 쉬엄, 부지런히 걸었다. 폭포로 예상되는 길은 우비를 걸치고 물속을 통과 하기도 했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쌀쌀하긴 했지만 열심히 걸으면 몸이 더워졌다. 그러나 잠시나마 쉴때는 급격한 체온 저하로 덜덜 떨기도 했다. 왜 이런 등산을 할때 장비를 제대로 갖춰야 하는지 몸소 이해 하게 되었다. 난 그만큼 대충 하고 간것이다.

    몇일동안 축구덕에 잠을 못잤는데, 잠을 안 자고 걷는 산행에 가끔 걸으면서 졸기도 했다.


    그렇게 부지런히 한참을 걷다 보니 Little Yosemite Valley에 도착할때쯤 동이 터오기 시작했다.
    이미 우리의 계획중 하나인 Halfdome에서 해돋이 보기는 수포로 돌아갔다.
    Little Yosemite Valley는 왜 Little Yosemite Valley인지 가보면 안다. 정말 비슷한데 사이즈가 무지 작다.



    리틀 요새미티 벨리에서 한 1마일쯤 올라가면 보이기 시작하는 Halfdome..
    오른쪽에에 용석님의 대형 카메라가 보인다. 용석님은 저걸 들고 등반 하다가 이곳에서 더 오르기를 포기했다.


    Halfdome에 오르기 전에 바로 Subdome이라는
    거대한 바위가 또 있다. 이곳을 먼저 올라야 한다.


    밑에서 보면 좀 아득해 보인다. 올라갈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었다.



    Subdome에 오르면 볼수 있는 Siera Nevada. 산 정상에는 아직 눈이 남아 있다.


    이곳이 바로 Subdome에서 Halfdome을 오르기 전에 사람들이 잠시 숨을 고르고, 고민을 하는곳이다.

    쇠밧줄이 산 정상에서 부터 밑으로 길을 만들고 있는데, 이 쇠줄을 잡고 바위를 오르게 되어 있다.

    실제로 사고로 죽는 사람이 가끔 있다. 고민을 할수 밖에 없는 그런 바위이지만
    여지껏 올라온 고생을 생각하면 저길 안가고 돌아가기엔 또 너무 아쉬운..

    선택의 순간이 주어지는 바로 그곳이다.

    모두 이곳에서 같은 생각을 할것이다..

    저 앞의 바위가 별로 안 커 보인다구??

    사람과 비교한 사진이다.


    저 바위에 매달려 있는게 사람들이다. 저 곳으로 내려 오는 사람, 올라가는 사람.. 교차를 하기때문에 위험하다.
    그래도 가야겠지?


    오르기 전에 그날 운 좋게 얻은 퍼밋을 들고 사진 한방.

    사실 난 이날 저 끝까지 오르는데 실패했다. 90프로 정도 올라갔다가 내려올수 밖에 없었다.
    쇠사슬을 잡을때 미끄러지지 않는 장갑을 꼈어야 했는데.. 장갑을 미끄러지는 장갑을 끼고(보온)간덕에 쇠줄에 손이 자꾸미끄러졌다. 한 90프로 올라갔을때 손에 쥐가 나기 시작했다. 다행히 바위에 크랙이 생긴 부분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쉴수가 있었다. 그렇지만 손은 계속 힘이 빠지고...더이상 무리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다시 내려오고 말았다.

    사실 그전날 어머니가 나에 대한 안 좋은 꿈을 꾸셨다고 해서 심리적으로도 위축이 된건 사실이다.

    웃긴건 내가 삶에 대해 애착이 아주 많다는걸 느꼈다는 것이다.ㅎㅎㅎ 아니면 떨어져 죽는게 왠지 너무 아플것 같아서 그럴까? 살금 살금 내려왔다.



    다시 올라왔던 길을 내려가는 길도 만만치 않다. 내려가면서 우리가 느낀건 이 긴 길을 어떻게 야밤에 올라왔을까 하는것이다.



    리틀 요새미티 벨리에갔더니 말을 탄 레인저들을 볼수 있었다.


    쉬면서 한컷..


    Nevada Fall의 물. 이곳에서 잠시 발을 담그고 쉬었다.
    눈이 녹은 물이어서 그런지 너무 차서 발을 1초이상 담그기가 힘들었다.

    폭포가 떨어지는 시점.


    폭포위 바위 벼랑에서 아찔하게 낮잠을 자는 씩씩한 백인 아가씨들-_-;;. 살짝 툭 밀면..


    어제 우비를 입고 물속을 뚫고 걸었던 바로 그 길이다. 다시 한번...


    밑에서 본 Nevada fall. 멋지다. Vernal fall은 비교할게 아니다.

    이날 총 걸은 거리는 왕복 20마일.
    고도 4000피트 왕복.
    걸린 시간은 20시간이다.

    시속 1마일 정도의 속도였다.

    물론 잠은 20시간 안 자고 + 그 전날 금요일 오전부터였으니 하루 이상 안 잔셈.
    커리 빌리지에 왔을땐 이미 해가 져물려고 해서 얼른 밥을 해 먹고.. 우리는 빌린 텐트에서 여정을 풀었다.


    상설 텐트 안은 이렇게 생겼다.


    난 이불이 있다고 하길래 그냥 갔는데 밤새 추워서 제대로 잠을 잘수 없었다.
    이불이 있긴 했지만 거의 부직포 수준.
    문간에 있어서 춥나 했더니.. 아니 이런.. 이 텐트는 문에 창이 없다.
    그냥 저런 천으로 달랑 바람만 막고 있는것이였다.

    어쩐지 춥더라.




    차를 4시까지 리턴해야 함으로 우리는 일어나서 부지런히 아침을 해 먹고 뒷정리를 한후 요새미티를 떠났다.

    소감은?

    계획한건 하나도 이룬게 없다. 대신 예상치 못한 야간등반이란 재미있는 경험을 했다.
    캘리포니아에 사는 사람들은 무조건 한번 해 볼만한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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