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에서 퍼왔다. 매일 현모랑 밥 먹으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는데.. 기사가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퍼 놓고 현모보구
읽으라고 하려고 한다.
지난 90년대 말 자리에 앉았다 하면 자신이 무슨 주식을 얼마나 가지고 있고 그 주식이 자고 나면 얼마나 올랐는지를 입에 침이 마르도록 읊어대던 정모씨. 한때 주식으로 된서리를 맞고 나더니 이번에는 주식 이야기는 쏙 빼고 부동산 쪽으로 회항, 그때 다소 어려워도 집을 사뒀던 것이야말로 일생일대 횡재였다고 떠벌리고 다닌다. 집 값이 오르긴 올랐는데 2달러짜리 복권을 사서 몇백만 달러에 당첨된 것처럼 과연 횡재한 것일까? 정모씨의 허풍 속 진실을 캐보고 집값 올랐다고 밥 안 먹어도 배부른 척하는 ‘허당’들, 냉정한 현실 파악 좀 하자.
이자·경비·관리비 계산하고
집팔때 브로커 커미션등 제하면
손안에 남은 돈 기대치 못미쳐
정모씨는 1999년 5만달러를 다운페이먼트 하고 사 둔 집이 지금 시가 36만달러로 올라 있다. 이를 정모씨는 5만달러 들인 것이 36만달러가 됐다고 말한다.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5년간 620%의 수익률을 올린 것이다.
그러나 사실은 5만달러를 다운하고 당시 25만달러짜리 집을 산 것이다. 5년간 그래도 11만달러가 올라 44%의 수익률을 거뒀다고 볼 수 있다. 대형 융자기관 프레디맥에 따르면 44%인상률은 그저 평균 수치에 그칠 뿐이다. 물론 2003년 말까지 지난 5년간 500주식 인덱스가 평균 2.8% 하락한 것에 비하면 굉장히 괜찮은 투자이다. 하지만 이를 더 자세히 분석해 보자.
정모씨는 99년 당시 30년 평균 고정모기지 이자율인 7.5%로 20만달러를 융자했다. 5년간 갚아온 페이먼트 총액은 8만4,000달러. 이중 1만1,000달러가 원금을 갚는데 쓰였고 7만3,000달러가 이자분이다. 이자분을 25% 연방세율로 세금공제 받은 것을 제하고 나면 5만4,750달러는 그냥 공중 분해된 것처럼 지출된 것이다. 여기에 당시 클로징 비용 2,750달러를 더하면 5만7,500달러가 지난 5년간 집을 유지하기 위해 은행을 통해 날아가 버린 돈이다. 대신 융자 밸런스는 18만9,000달러로 줄었다.
작년에 정모씨는 6% 미만으로 재융자를 해서 월 페이먼트는 줄였지만 융자비용을 감안하면 아직 이에 대한 이익분을 계산할 처지는 못된다.
여기에 가드너 비용을 비롯한 각종 집 관리비, 재산세, 주택보험료, 홈수리 비용으로 지난 5년간 4만5,500달러가 지출됐다.
이제 결산을 해보자. 다운페이먼트 5만달러, 5년간 융자이자 비용 5만7,500달러, 관리비 4만5,500달러를 합산하면 지난 5년간 총 15만3,000달러를 지출한 것이다. 여기에 아직 융자 밸런스 18만9,000달러가 남아있으니 만약 정모씨가 36만달러에 집을 판다고 해도 남는 돈은 비용 제하고 나면 달랑 1만8,000달러가 남는다. 그나마 1만8,000달러 안에는 원금 갚은 돈 1만1,000달러가 포함되어 있다.
계산상으로 따지면 이 1만8,000달러도 손에 쥐기 힘들다. 부동산 브로커 커미션 5%가 1만8,000달러이기 때문이다. 이를 종합해 볼 때 현실적으로 들어가고 나온 돈을 빼면 5년간 모기지 페이먼트 하는 대신 렌트 내지 않고 내 집에서 편하게 살았다는 것밖에는 없다.
숫자만으로 따진다면 집 값 올랐다고 좋아할 필요도 없고 집 못 사서 에퀴티 축적할 기회 놓쳤다고 후회할 필요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