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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목시계 이야기.
    MISC 2006. 7. 16. 09:01

    언제 손목시계를 처음 가져 보았는지 기억이 날지 모르겠다.
    워낙 fashion item이랑은 관계가 멀었고 멋이라고는 부릴줄
    모르는 나니까..

    처음 가져봤던 시계는 미키마우스의 팔이 시침과 초침을 가르키고 있는
    빨간 가죽띠가 있었던 시계였다. 둘째 이모가 사주었던걸로 기억이 난다.
    불행한건 그때 끽해야 국민학교 1학년이어서. 고이 간직하고 있다가 잃어
    버렸다.

    두번째 가져봤던 시계는 중학교 입학할때 큰어머니가 사주셨던 카파였다. 삼성에서
    나온 시계였는데 제법 잡지책에서 선전을 하길래 아주 좋은 시계인줄 알고 차고 다녔던
    기억이 난다. 건전지가 가면서 수명도 다했던 시계로 기억이 난다.

    세번째 시계는 전자시계의 선두주자로 불릴수 있는 casio였다. 전자 시계가 숫자로
    시간을 나타내는 반면 내건 꼭 아날로그 시계처럼 디지털로 보여지는 나름 혁신적이었던
    시계였다. 이 시계는 끈이 끊어 짐과 동시에 끈을 replace할수 없어서 수명이 끝났다.

    대학교때는 시계를 차고 다니질 않았다.

    미국에 오고 나서 아버지가 비행기안에서 victorynox 시계를 하나 사다 주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내가 제일 애착을 가지고 아꼈던 시계였다. 그러나 도서관에서 누군가가
    가져가 버렸다.-_-;;

    그 이후 핸드폰이 꾸준이 나의 시계대용이었다. 아님 컴퓨터에 있는 시계가..
    내 직업을 생각한다면 당연한 일이다.

    2년전인가? 한국을 갔다 오면서 참 우울했었던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기내에서
    잡지책을 뒤적거리다 이 시계가 눈에 들어 왔다. 아버지가 사주셨던 시계랑 같은 브랜드.
    그리 비싸지 않은 가격. 우울한 기분.

    이 세가지가 삼박자가 되서 지르고 말았다.

    그러나.. 이 시계는 한 10일 차고 나서 행방불명이 되었다. 어디 갔는지 알수 없는
    미지의 세계로..

    가끔 백화점에 가서 시계를 사 볼까도 했다. 혼자서 시계방을 기웃 거리는 내 모습은
    싱글 생활 35년 동안이지만서도 아직은 어색하다.

    그래서 발을 돌리고 돌리고..그랬었는데..

    아마 이 시계가 나를 기다리고 있어서 시계를 사야 하는 충동을 막아주었나 보다.

    무리한 운동으로 무릎이 아파서.. rollerblade를 오랜만에 꺼냈다. 가방속에서
    gear를 꺼내고 신발을 신는 순간...내 눈에 띄는게 바로 이넘이었다.

    아앗..여기 있었구나..
    2년간의 세월이 머리속에 그냥 지나치듯이 스쳐 지나갔다.
    phantasmagoria ...

    그래 gear를 차기 위해선 손목시계를 풀어야 하고..그래서 내가 여기다..

    지금도 차고 다니는 시간보다 풀어서 주머니 속에 넣고 다니는 시간이 더 많다.
    하지만 기쁘다. 왠지 잃어 버린 2년의 시간을 찾은것 같다고나 할까.


    but...
    그 2년의 시간이 내게 가져다 준건..또 다른 분실이다.
    내 집키,차키 키 체인...여행후 분실했다. 어디다 놔뒀는지 모르겠다.
    집키 및 다른것들은 돈 주고 다시 만들었지만.
    차키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사진속의 내 차키는 비상시 쓰는 키이다. 요즘 저걸 가지고 몰고 다녀서
    여간 불편하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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