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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퍼온글] By 제대로 차인 남님..
    Love 2009. 11. 20. 09:37
    남자와 여자가 만나는 것은 시소게임과 같다는 생각입니다.

    서로 맘에 드는 사람임을 느끼고,
    서로 마주보고 시소의 양쪽 끝에 있는 의자에 앉았습니다.

    재미나게 시소를 타다가,
    타려하다가..
    아니, 이제 막 타려 하는 중인데,

    .......

    .......

    갑자기 한 사람이 시소를 급히 내려옵니다.
    그 순간 시소는,
    일어설 생각을 못하고,
    아직 앉아 있던 사람 쪽으로 순식간에 기울어져 급강하를 시작합니다.
    떠나는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아야만 하는
    그 사람은 엉덩방아를 찧습니다.

    불러 보아도,
    말도 안하고 성큼성큼 멀어져가는 사람의 뒷모습,
    붙잡을 수 없음을 느낍니다.

    왜 지금 떠나야 하니?
    아니 왜 이렇게 떠나야만 하니?
    말도 한마디 못 해주겠어?
    중요한 일이 있다면 내가 이해할께, 기다릴께...

    붙잡고 딱 한 마디만 묻고 싶지만,
    아니 열 마디 백 마디를 이해하고 기다리겠다고 약속하고 싶지만..

    어느덧 성큼성큼 멀어져가고 있는 그 사람..
    애타게 불러보아도,
    그 사람은 돌아보지 않습니다.

    다른 친구, 다른 누가 불러서?
    박자가 안 맞아서?
    흥미가 없어져서?
    싫증이 나서?
    네가 엉덩방아 찧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참을 수 없어서?

    남겨진 사람은 별의별 생각을 다 해보지만,
    이미 시소를 내려온 사람은 닿을 수 없는 거리로..
    점점 멀어져만 갑니다.

    그 날 따라 바람은 왜 그리 무심하게 부는지,
    아니 그 날 따라 햇살은 왜 그리 무심한지..
    그 날 따라 옆에서 그네를 타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왜 이리 크게 들리는지..

    마침내 점점 엉덩이가 얼얼하다는 느낌이 느껴지고
    애써 참았던 서글픈 생각이 밀려들기 시작합니다.
    엉덩이 아픈 것 쯤이야, 문제도 아닙니다.
    1시간을 기다려도, 2시간을 기다려도 다시 돌아와만 준다면야,

    하지만,

    떠나는 사람은 뒤돌아보지 않습니다.
    아무 말도 남기지 않는 대신,
    무심한 바람소리와
    더 무심한 햇살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듯한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눈길만이 남겨졌군요.

    더는 앉아서 기다릴 수도 없겠다는 생각에 맞딱뜨립니다.
    쓸쓸한 마음으로,
    더 머쓱한 표정을 지으면서라도
    엉덩이를 비비고, 흙을 털면서 일어나야만 할 것 같습니다
    그래야만 한다고 느껴집니다.

    더 앉아 있는다면..
    그네 타는 아이들이 이상한 사람으로 생각할테니까요.


    어떤 아이는 상처를 받으면서, 상처를 주는 법을 배우고,
    어떤 아이는 상처를 잊기 위해 상처를 준다고도 하더군요.
    어떤 아이는 상처가 무엇인지도 모르는채 상처를 준 것 같다고도 했고,
    또 어떤 아이는 원래 시소를 타는 일이란 늘 그런 법이지 않냐고 대수롭지 않은 듯, 천연덕스럽게 이야기 합니다.

    시소를 타던 사람에게 남겨진 것은,
    상처라는 것이 무엇인지도 전혀 모를 것 같은 그네를 타던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목소리 뿐..


    시작은 설레임과 두근거림 뿐이었이지만,
    너무 일방적이고,
    너무 급작스런 선언,
    그리고 이별..

    그런 것들은 한동안 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남기는 것 같습니다.

    단 한 사람의 소중한 사랑을 깨닫기 위해,
    얼마나 더 처절한 경험들을 감수하고 겪어야 하는 것인지~~T.T


    오늘도 마음은 아이들의 웃음소리 그친 어두컴컴한 놀이터를 찾아가고 있음을..
    저는 느낍니다.

    ----------------------------------------------

    쓸쓸한 밤,
    덩그러니 한 쪽으로 기울어져 있을 의자에 놓인 그 마음,
    심지어 나조차도 다독여 줄 방법을 알지 못합니다..T.T

    ----------------------------------------------

    빈 집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기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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