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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 제주도를 가다.
    Journal 2010. 1. 17. 11:49

    2009년의 마지막 몇일을 현일이와 함께 제주도를 갔다 왔다.

    물론 제 목적은 요즘 한국 티비만 틀면 나오는 올레길을 가 보는게 전부였다.

    거의 30년전에 부모님이랑 여행을 했던 기억이 있었던 제주도. 그때의 기억의 발자취를 더듬어 보기로 했다.

    항공편은 이스타 항공을 이용했다. 김포공항에서 출발하는 국내선 저가 비행기표인데, 두당 왕복 7만9천원정도?(택스 포함)
    여간 싼게 아니다.  비행기는 보잉 737. SouthWest에서 가장 많이 쓰는 기종이랑 비슷하다. 승무원들의 유니폼도 마음에 들었다.

    아무튼 일단 도착한 제주도... 내려서 관광안내 섹션을 찾았다. 렌트카 섹션을 보니 마티즈 같은건 하루 빌리는데 4만원이라고 한다. 하루 3시간 택시를 타면 대략 5만원이 나온다고 하는데.. 4만원이면 우리 이걸 빌리는게 쌀것 같아서 빌리기로 결정.

    그런데 차가 없단다. 마티즈가 불티나게 인기가 있나 보다. 그래도 어떻게 어떻게 한대를 찾았는데.. 아차차. 국제면허증이 없이는 미국면허증을 쓸수 없다고 한다. 내 한국 면허증은 이미 expire가 된지 오래.

    아무 대책없이 여행을 다닌다고 하지만 첫 발자국부터 무리수가 생겼다. 일단 나가니 공항버스가 서귀포행이 있다.
    그래.. 일단 지도를 집어 들고 서귀포로 향했다.

    올레 6코스.

    서귀포에 도착하면 올레길의 6코스 끄트머리 정도 된다. 일단 지도를 확인해 보니까 잘 하면 6-7 코스정도는 갈수 있을것 같았다. 일단 관광 안내소에 가서 지도를 또 하나 얻고, 올레길 시작하는 지점을 확인후.. 서귀포항을 구경을 하다 보니 시간이 한 2시간은 후딱 지났다. 배가 고파서 일단 숙희네? 라고 하는 식당에 가서 허기를 채우고 올레길을 걷기 시작한 시간은 대략 3시쯤이다.


    올레길의 정방향은 저런 파란 화살표. 역방향은 노란 화살표로 표시가 되어있다.


    제주도에 왔음의 증명.

    6코스를 걷기 시작해서 7코스로 들어 가면 외돌개가 나오는데 그곳에 가면 대장금의 흔적을 다음과 같이 볼수 있다.

    사실 이런게 나와서 좀 실망이었다. 지도에만 표시해도 될만한 것을 꼭 이렇게 해 놔야 하는건지 잘 모르겠다. 한 두어시간 걷다 보니 해가 져서 더 이상 걷기에 지장이 생겼다. 대략 7코스 마지막쯤 왔을때 해가 완전히 떨어 져서 일단 후퇴를 해야했다.

    올레길을 벗어나 월드컵 경기장에 있었던 버스 정류장으로 향했다. 법흥동을 지나서 월드컵 경기장의 불빛만을 따라 걸어서 시외버스 터미널까지 갈수 있었다. 제주도민인 성현이와 연락을 해서 같이 밥을 먹고 하루 그곳에서 신세를 지기로 했다.

    성현이네 집

    하지만 결국은 마지막 날까지 계속 성현이네 집에서 신세를 지게 되고 말았지만..


    성현이네 집은 교래리라는 한라산 기슭(연풍연가의 촬영지였던 산굼부리와 2키로정도 거리) 에 있다. 말농장이었는데 통나무로 만든 이쁜집이었다. 마침 제주도가 추워서 집이 매우 추웠다.


    집안 내부..

    성현이네 집에서 키우는 동물 식구들.

    이놈은 엘크. 어마 어마하게 크다.

    이놈은 사슴.

    말들.

    수도관이 축사랑 집이랑 모두 연결이 되 있는데 어느 한곳에 물이 나오고 있으면 다른데는 나오지 않은 불편함이 있었다.
    성현이가 자다가 벌떡 벌떡 일어나 새벽에도 축사에 물이 틀어져 있는지 확인하러 가곤 했었는데.. 많이 고생했다.

    이 축사에 마지막날 밤에 물이 틀어져 있는지 확인하러 갔는데.. 그때 놀란 말들이 축사를 빠져나와 달리는 모습이 달빛에 비쳤던 모습이 아름다왔던것 같다.

    포기한 올레길. 그리고 먹자관광으로..

    성현이 여친님이신 은지와 그 언니 은미자매가 차가 있어서 덕분에 우리는 올레길을 걷겠다는 당찬 포부는 뒤로 한채.. 그냥 관광객이 되버렸다. 것도 먹자 관광객으로..

    그래도 왔으니 김영갑 겔러리 두모악 정도는 가봐야 하는게 아닐까.

    두모악 방명록 작성중.

    우리를 반겼던 인형.


    마라도 짜장면

    먹자 관광을 하는데 있어서 아주 중요한 여정으로 마음속에 생각했던 것이 있다. 바로 무한도전에 나왔던
    마라도의 짜장면이다. 우리는 그것을 꼭 먹어 보기로 했다. 그래서 마라도로 가는 선착장을 가는데 이건..
    제주도민인 성현과 그 친구들은 마라도를 어떻게 가는지 모르고 가본적도 없다고 한다.

    어떻게 이런일이.. 아무튼 모슬포 항까지 우리는 차를 몰아서 갔다. 제주도는 생각보다 꽤 큰 섬이다.

    동에서 서로 서에서 동으로..차가 없었으면 불가능했었을거다.


    모슬포 선착장에 갔더니 아차차. 강풍주의보로 전일 배가 취소가 됬다고 한다. 짜장면을 먹어야 하는데. 엉엉엉..
    무한도전 포즈를 취해봤다.
    저 다섯명이 마티즈에 꾸겨 다녔다.ㅎㅎㅎ

    그래도 아쉬운대로 중문에있는 맛있다는 중국집에 가서 짜장면을 먹고야 말았다.
    맛은 뭐 썩..

    드라마 올인이 먹여 살리는 제주도.

    내 여행의 테마도 물론 주로 .. 내가 좋아 하는 영화나 드라마의 그곳에 가보는것에 있다.

    예를 들면 "헤리와 셀리가 만났을때" 를 보고 첫 시작점이었던 Chicago University를 가보았고.
    시애틀의 잠못이루는 밤을 보고 시애틀과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가보고 싶었고.
    영화 러브레터를 보고 북해도를 가보고 싶었고.
    로마의 휴일을 보고 로마가 가보고 싶었고.
    냉정과 열정사이를 보고 피렌체를 가보고 싶었고...

    하지만 내가 가본 어느그곳도 한국처럼 친절하게 설명해 놓은곳은 없었다. 마치 중문의 어느 의자처럼...


    이곳에서 앉아서 송해교가 이병헌에게 오르골을 선물했다. 내가 어케 아냐고?
    옆에 친절한 설명이 있었기 때문이다.


    성산 일출봉 옆에 있는 섭지코지에 가면 올인 하우스가 있다.
    기억나는가? 저 송혜교가 있었던 수녀원.. 드라마를 다 안봐서 모르겠지만
    분명 포옹씬이 저쯤 있었나 보다. 성현이와 은지.


    황당하다. 이런식으로 해 놓다니. 섭지코지는 드라마 올인이 먹여 살리는 그런곳이었다.

    꼭 이렇게 해 놨어야 하나?

    기념품들은 죄다 올인에 관련된것들이다.
    오타루에서 봄직한 오르골이 이곳에서도 팔리고 있었다. 그런데 누가 사는지는 잘 모르겠다.

    지도에 보면 태왕사신기 촬영지.연풍연가 촬영지. 올인 촬영지. 대장금 촬영지 등등등.. 내 생각엔 정보는 그정도로 충분하다.
    어찌 제주도를 저런식으로 해 놔서 그냥 제주도의 세트장관광화를 시켰는지 잘 모르겠다. 좀 실망이다.

    마지막날 오는날 눈이 세차게 내려서 우리가 서울로 가는데 타기로 한 비행기가 결항이 되었다. 물론 3시간 이후에 다른 비행기를 타긴 했지만 아찔했다.

    어릴때 한라산을 가고 만장굴을 다니면서 봤던 풍경들. 어딜 가도 볼수 있었던 제주도 돌담들. 항구들..
    그런 기억의 장소는 이제 더이상 없다. 발전을 했다면 발전을 한것이고.. 그 추억을 더듬을수 없었던것도 아쉽고..올레길을 제대로 못 걸어 본것도 아쉽고.

    계획은 티비처럼 올레길을 걷다 민박하고 또 걷고 그런것이었는뎅...


    제주시의 제일 잘나가는 쇼핑거리. 명동과 같은곳이다. 제주도민들 덕에 이런데도 와보고..
    - 특이 사항은 제주도엔 쇼핑센터가 없다는 것이다.

    중문 관광 단지는 좀 호텔들이 밀집되어 있고 비교적 잘 꾸며 놓긴 했다. 하지만 진짜 제주도라고 할수 없다. 올레길을 걷다가 마주친 작은 항구들이 내 기억엔 더 정겹다.

    아무튼 실패한 여행이긴 했지만.. 성현이와 함께 있을수 있어서 다행이었던것 같다. 성현이에게 우리가 많은 힘이 잠시라도 될수 있었더라면 더할나위 없이 좋다.

    다시 만나는 날까지 건강해라.

    그리고 진정한 먹자 여행기는 후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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